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스라엘에서 가장 흔한 나무를 꼽으라면 단연 무화과나무를 들 수 있다. 그만큼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의 오랜 역사와 함께했다. 성경 속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자.

성경 속,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에 대한 기록

에덴동산의 무화과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옷을 만든 아담과 하와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이 두 단어는 성경에 자주 언급된다. 약 3500여 년 전의 기록으로 추정되는 성경의 첫 장, 창세기에서부터 등장한다. 에덴동산에는 아름답고, 좋은 열매를 맺는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었다(창세기 2:9 참조).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에덴의 모든 나무의 열매는 먹도록 허락하셨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선악과만큼은 금하셨다(창세기 2:17 참조).

그러던 어느 날 “선악과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아름답게 된다”는 뱀의 꼬임에 넘어간 하와는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먹고 말았다. 그리고 남편인 아담에게도 주었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벗은 것을 알고 부끄러워했다. 그때 아담과 하와가 임시로 자기들의 몸을 가린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화과나무 잎’이었다(창세기 3:5~7). 이것이 성경에 기록된 인류가 만든 최초의 옷인 것이다.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창세기 3:7)

이처럼 무화과나무는 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아담과 하와 때부터 존재하던 것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또한 구약과 신약성경에 여러 번 언급될 정도로 이스라엘과 친숙한 나무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식품으로 사용된 무화과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식품으로 사용된 무화과

B.C. 약 1007년경, 다윗에 의해 침공을 당했던 아말렉이, 다윗이 없는 틈을 타 그의 거처인 시글락을 공격했다. 성읍은 불에 탔고 거기에 있던 여인들과 아이들을 포로로 잡아갔다. 블레셋 군영과 싸우고 돌아온 다윗은 이같은 상황을 보고 목놓아 울며 아말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드넓은 사막에서 아말렉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다윗의 일행은 탈진해 쓰러져 있는 한 소년을 발견한다. 운 좋게도 그는 아말렉 사람이 버리고 간, 애굽인 노예였다. 삼일 밤낮을 굶어서 거의 탈진 상태에 있는 애굽 소년에게 다윗은 자신이 평소 먹던 음식을 제공했다(사무엘상 30:12 참조). 바로 ‘무화과’로 만든 빵이었다.

무리가 들에서 애굽 사람 하나를 만나 다윗에게로 데려다가 떡을 주어 먹게 하며 물을 마시우고 무화과 뭉치에서 뗀 덩이 하나와 건포도 두 송이를 주었으니 ∙∙∙ (사무엘상 30:11~12)

현대 의학에 따르면 무화과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굶주린 사람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데 제격이라고 한다. 당시 오랫동안 굶주린 소년에게 무화과를 먹인 다윗의 행동은 지혜 있는 처사였다.

무화과로 만든 음식을 먹은 후 정신을 차린 소년은 다윗에게 아말렉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아말렉을 공격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아말렉 진영의 행방을 알게 된 다윗은 아말렉을 기습 공격했고, 가족들을 구출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무화과는 평소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었던 음식 중 하나다. 이같은 사실은 성경에 여러 차례 언급된다. 광야 노중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에게 “여기에는 무화과도 포도도 없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흔히 접하는 음식이 무화과였기 때문이다(민수기 20:5 참조). 이 외에도 무화과나무를 말려서 먹거나 과자로 먹은 기록도 있다(사무엘상 25:18, 역대상 12:40 참조).

무화과로 병을 치료한 히스기야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무화과 반죽으로 된 약을 발라 피부병을 치료했던 히스기야

남유다 13대 왕인 히스기야 때다. 성경은 히스기야에 대해 하나님을 잘 섬긴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온 이스라엘과 유대지방, 그리고 북 이스라엘에까지 “유월절을 지키라”며 보발꾼들을 보낸 후 각종 우상을 깨뜨린 그의 행적을 ‘옳은 일’로 설명했다(역대하 30:1, 31:1 참조).

공교롭게도 히스기야는 왕이 된 지 14년째 되던 해에 병이 들어 죽을 고비를 겪게 되었다. 성경학자들은 그의 병을 피부암이나 농포성 종기의 일종으로 추정하고 있다. 죽기 직전의 히스기야는 하나님께 “그동안 진실하게 살아온 것과 온전한 마음으로 순종한 것을 기억해달라”며 울면서 기도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그의 생명을 15년 연장시켜주셨다(이사야 38:1~5 참조).

히스기야가 기도한 즉시 병이 나았던 것은 아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그의 몸에 있는 종기를 살피고 약을 바른 후 치료가 된 것이다. 그 약은 다름 아닌 무화과 반죽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히스기야는 ‘무화과’라는 처방으로 종기를 깨끗하게 치료받은 것이다. 당시 근동 지역에서는 피부병을 치료할 때 민간요법으로 무화과 열매 반죽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사야가 가로되 무화과 반죽을 가져오라 하매 무리가 가져다가 그 종처에 놓으니 나으니라 (열왕기하 20:7)

이처럼 무화과나무와 이스라엘 백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이천 년 전 예수님께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무화과나무로 비유하셨다(마가복음 11:13~14, 누가복음 13:6~9 참조). 벚꽃이 일본을, 튤립이 네덜란드를 상징하듯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물인 것이다.

<참고자료>

1. ‘무화과나무’, 라이프성경사전
2. ‘히스기야’, 위키백과
3. ‘日本國花(일본국화)「왕벚나무」原產地(원산지)는濟州道(제주도)’, 동아일보, 1962. 4. 19.